◈ 박범진 동서대 임권택 영화예술대학 재학생(3학년) 인터뷰
◈ ‘영화학도 주식사용설명서’·‘약쿠르트’·‘슈퍼 히어로’ 등 4편 제작
◈ 영화를 볼 때면 오로지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 영화 만들고파
◈ 질투는 나의 힘, 질투를 질투로 끝내지 말고 성장의 발판으로

동서대 임권택 영화예술대학 박범진 학생(출처 : lean2u)
동서대 임권택 영화예술대학 박범진 학생(출처 : lean2u)

부산국제영화제 특집기사 ④

  “지난 5일 부산국제영화제에 개막식에 참석했습니다. 화려한 개막식과 더불어 영화인을 추모하는 행사도 같이 진행하는 것을 봤습니다. 기라성 같은 영화인들이 언급되는데, 저도 이 자리에서 누군가에게 추모 받는 영화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박범진 학생과의 인터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화이다. 김대승 학장과의 인터뷰 후 린투유 기자들은 제2의 제3의 임권택을 꿈꾸는 ‘영원히 푸르를’ 것만 같은 영화학도 청년을 인터뷰하기 위해 다시 동서대 임권택 영화예술대학 센텀 캠퍼스를 방문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안녕하세요. 동서대학교 임권택 영화예술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박범진입니다.

  Q) 영화인으로 길을 걷고자 한 계기가 있나?

  원래 저는 미술학도였습니다. 고2 때 하루는 미술학원에서 제가 그린 만화를 영화로 찍어보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영화 촬영 내내 영화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부터 였던 것 같습니다.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결심한 순간 말이죠.

  Q) 영화감독을 꿈꾸는 사람치곤 상당히 늦는 것 같은데?

  대부분 영화인을 꿈꾸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영화에 심취해 영화 공부를 시작합니다. 제 동기 선후배들만 보더라도 빠르면 유치원, 늦어도 초등학교 때부터 이 길을 걷고자 마음 먹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Q) 입시 준비했을 때 힘든 점 없었나?

  늦은 만큼 더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즐거웠다고 할까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해서 입시 준비 내내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한 번씩 영화 관람도 하구요. 그때 감명 깊게 본 영화가 기타노 다케시의 ‘소나티네’ 라는 영화가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영화 씬 중 해변에서 가위바위보 하는 장면에서 내안에 무언가가 울컥울컥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확신했죠. 영화감독의 길이 내 길이로구나! 하구요.

  Q) 특별히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 텐데?

  입시 준비 내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임권택 영화예술대학 이라는 네이밍이 눈에 딱 들어왔습니다. 국내 영화대학 중 영화감독 이름을 건 곳은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이 유일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도시 부산에 위치에 있고, 소향씨어터 학과 자체 영화관, 인근에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의 전당, 부산영상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등 부산 영화의 핵심 인프라가 있는 한가운데 캠퍼스가 위치한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실제 어느 영화대학 보다 시설, 인프라, 교수진 등이 월등히 앞선다고 생각합니다.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에 진학한 것에 대해 제 인생에서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자부합니다.

  Q)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에서 들었던 수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2학년 때 수강한 김대승 학장님의 ‘영화연출론’입니다. 김대승 학장님께서 강의 중 ‘연기는 상대 액션의 반응이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그때 제 인생의 방향성을 잡았습니다. 원래 주변과 인간관계에 무심했지만 이 글귀 하나에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영화제작에 있어서 스태프들과 서로 호흡하고 같이 땀 흘리고 같이 고생하고 학장님의 강의 중 한마디로 인생을 배웠죠.

  Q) 재학 중 영화제작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총 4편의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영화학도 주식사용설명서’·‘인사과장 포박사건’·‘약쿠르트’‘슈퍼 히어로’가 있습니다. 영화학도 주식사용설명서는 2학년 때 수업 과제로 만든 첫 영화입니다. 동료들과 우리 한번 좋은 영화 만들어보자면서 2주간 합숙하며 호기롭게 만든 영화입니다. 동료 중 주식에 관심이 많은 친구가 있었는데 좋아하는 것, 관심이 많은 것을 영화화 한 것이죠. 과제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서로 웃고 떠들고 즐긴다고 생각했습니다. 즐기면서 하니 결과도 좋아 충무로단편영화제에 초청도 받았습니다.

  Q) 그렇다면 4편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를 꼽자면?

  최근에 촬영한 ‘슈퍼 히어로’ 라는 영화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제작한 영화입니다. 영화 줄거리는 야구선수를 꿈꾸던 학생이 있습니다. 근데 괴롭힘을 당해요. 그때 최동원 선수가 나타나 도와주는 내용이죠. 영화 촬영을 하면서 예산이 초과돼 제 사비를 많이 투입했습니다. 그만큼 슈퍼 히어로에 애착이 갑니다. 제 돈이 많이 들어가도 영화제작이 너무 재미있으니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습니다.

  Q) 슈퍼 히어로는 최동원 선수를 말하는 것인가?

  최동원 선수가 될 수도 있고 야구선수를 꿈꾸는 주인공일 수 있습니다. 한창 편집 중인데 궁금하시면 상영회 때 제가 꼭 초대하겠습니다.

  Q) 이제 1년 뒤면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어떤 영화감독으로 이름을 남기고 싶나?

  제 영화감독 롤 모델이 최동훈 감독님과 박찬욱 감독님입니다. 최동훈 감독님의 장르성과 박찬욱 감독님의 예술성을 저만의 스타일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것을 바탕에 두고 관객들이 재미있어하는 영화, 관객들이 영화를 볼 때면 현실을 잊고 오로지 영화에 집중하실 수 있는 그런 영화, 제가 잘 할 수 있는 이야기, 제가 자신 있는 이야기를 자신감 있게 스크린에 펼쳐 보이고 싶습니다. 지난 5일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했습니다. 개막식을 하고 영화인 추모제도 진행했습니다. 그때 저는 결심했습니다. 나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추모 받는 한국영화계에 한 획을 긋는 감독이 되겠다고 말이죠.

  Q) 영화대학에 진학을 앞두고 있거나 영화감독을 꿈꾸는 꿈나무들에게 조언 한마디?

  질투는 나의 원동력이자 힘입니다. 질투를 질투에서 그치지 않고 타인의 뛰어난 능력, 본받을 점을 제 것으로 만들어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옆에 있는 친구, 동료, 그리고 기존 감독들의 장점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 후에 현장에서 또는 영화제에서 영화로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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